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외로움은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

모닝루틴/문학과 사색

by 모닝루틴 2021. 5. 8. 20:2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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외로움은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

문학으로만 살 수 있을 것 같던

소녀는 이제 없다

회사를 다니고

장사를 하고

집을 사고

살려고 발버둥을 친다

조금 더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

조금 더 걱정없이 살고 싶어서

사람다워지려고

가장 사람답게 하던 나의 무엇을

잃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은 밤

마음 속 저 밑바닥 한 자리가 

차갑게 말라비틀어진 것이

이제야 보인다

그토록 나를 외롭게 하던 것

여기있었구나

이 자리구나

 

-

 

서늘한 바람이 살갗에 스치운다

창을 닫고 도톰한 옷을 입었는데도

차다

바람결에 오소소소 살갗이 돋아난다

 

뜨끈한 차를 한 잔 하고 나면 좀 나아지겠지

뜨겁게 샤워를 한 번 하고 오면 좀 괜찮겠지

안으로 밖으로

몸을 덥혀보고자 애를 쓴다

 

모래먼지만 나뒹구는 

텅 빈 사막에

차가운 밤이 내린 것 처럼

까맣게 식은 마음이 부스러진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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